작은 물고기들이 모여 커다란 흐름을 만드는 무리를 쇼얼이라 한다고 합니다. 혼자보다 더 멀리 나아가는 엄마들의 연대를 통해 아이를 키우는 시간을 넘어 서로의 성장을 돕고 스스로를 돌보는 다정한 육추의 계절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갑니다.
하늘이 맑아지고 만물이 깨어나는 시간, 청명
겨울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비로소 세상이 투명해지는 청명입니다. 아이의 옷가지와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느라 정작 마음의 먼지를 닦아낼 여유는 없었을 당신을 생각합니다. 부연 안개 같았던 고민들이 걷히고 나면, 그곳엔 여전히 반짝이는 당신만의 색깔이 남아있을 거예요.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처럼, 오늘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오직 나를 선명하게 들여다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
다섯 명의 엄마가 전하는 다섯 개의 '청명'
고라니의 식탁 그리고 서재
[2화. 엄마의 새해는 4월]
중2, 그리고 열세 살 급성장기 두 아들과 함께 읽고 집밥 먹은 시간을 엄마 절기에 맞춰 풀어낸 짧은 이야기.
한 해의 시작은 1월, 24절기의 시작은 입춘입니다. 길고도 지난한 겨울방학 중에 맞이하는 새해와 입춘은 엄마들의 시작은 아니에요. 엄마 달력으로 새해라면 아마도 4월일 거예요.
"비로소 봄바람 불며 감춰진 것들이 드러나는 청명. 생명의 힘이 번질 때 땅을 뒤집으며 봄 농사를 시작하듯 나도 뒤집고 뒤섞여 무언가를 준비한다."
복지관 대학부를 마친 후 준이는 첫 월급으로 내게 순댓국을 사주었다. 처음 치료실에서 교사와 학생으로 만났을 때 자기는 4학년이 되면 치료실을 그만둘 거라고 늘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제법 마음이 잘 맞았고 긴 시간을 만났다. 15살 준이는 오랫동안 자기를 괴롭히던 아이에게 참다못해 주먹을 날렸고, 그즈음에 자신은 다른 아이들처럼 왜 길 찾기가 어렵고 도움 반을 가야 하는 지를 부모에게 따지듯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