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고기들이 모여 커다란 흐름을 만드는 무리를 쇼얼이라 한다고 합니다. 혼자보다 더 멀리 나아가는 엄마들의 연대를 통해 아이를 키우는 시간을 넘어 서로의 성장을 돕고 스스로를 돌보는 다정한 육추의 계절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갑니다.
하늘이 맑아지고 만물이 깨어나는 시간, 곡우
겨울의 끝자락부터 달려온 숨가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게 되는 곡우입니다. 지난 청명이 부연 안개를 걷어내고 우리를 선명하게 마주하는 시간이었다면, 오늘의 비는 그 투명해진 자리에 새로운 생명력을 채우는 단비와도 같습니다. 일상의 소란함에 밀려 정작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말라 있었는지 살필 겨를도 없었을 당신을 생각합니다. 메마른 땅이 비를 머금어야 비로소 씨앗을 틔울 준비를 하듯, 우리에게도 스스로를 보살피고 적시는 고요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창밖의 빗소리가 세상의 소음을 지워주는 오늘만큼은 타인의 속도가 아닌, 당신 내면의 리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빗물을 마신 대지가 더욱 짙은 초록을 내뿜듯,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당신의 일상도 한층 더 견고하고 싱그러워질 것입니다. 촉촉하게 젖어 드는 이 계절의 습도가 당신의 지친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 안아주기를 바랍니다. :)
다섯 명의 엄마가 전하는 다섯 개의 '곡우'
고라니의 식탁 그리고 서재
[3화. 4월은 잔인한 달]
중2, 그리고 열세 살 급성장기 두 아들과 함께 읽고 집밥 먹은 시간을 엄마 절기에 맞춰 풀어낸 짧은 이야기.
"찬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아지랑이가 핀다고 하는 걸까. 이런 저런 궁금증이 생기는 올 봄은 내 안에 차 있던 화가 조금씩 빠져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내 나이 오십.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손발이 뜨거운 나는 추위보다는 더위에 약했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남보다 배는 흘리는 땀에 늘 괴로웠다. 학창 시절에는 단체로 벌을 서다 땀을 뚝뚝 흘리는 바람에 열외가 되기도 했고, 가벼운 산책에도 겨드랑이와 등을 적시는 땀에 회색 티는 금세 '투톤' 셔츠가 된다.
10년 전 항진증이 생겼을 땐 이 뜨거움은 더욱 타올랐다. 일명 화병이라는 갑상선 항진증은 한겨울에도 땀이 줄줄 흐른다. 배출되는 화가 몸 구멍에선 땀, 눈물, 찌르는 말 등으로 바뀌었다. 종일 머문 직장엔선 드러낼 수 없으니 꾹 참다 집에 와서 터져 나왔다.